2020-07-07 15:48  |  문화ㆍ라이프

[보호종료아동] 보호종료 20대, 빠른 자립보다 행복한 자립 필요

[글로벌A 김태운 기자] 부모나 보호자가 양육하지 않아 아동보호시설, 그룹홈 등의 위탁가정에서 지내던 아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시설을 떠나야 한다. 이렇듯 일찍 어른이 돼 스스로 살아내야 하는 아이들은 매년 2,500명에 이른다.

성인이 된 보호 종료 20대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갈까?

◇ 자립 위해 서둘러 취업... 자유와 자립 중시하는 보호종료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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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종료 20대는 자유와 자립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비영리 사단법인 오늘은의 '보호종료 20대의 삶의 만족과 행복가치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보호종료 20대는 자유(44%)와 자립(28%)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반 20대가 가족(22%), 사랑(28%)을 중시하는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인터뷰에 응한 한 청년은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친구들은 집도 있고 식사도 집에서 하지만 우리는 억지로 자립해야 한다"며 "스스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보호종료 20대는 보호종료 이후 스스로 자립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통제된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를 추구하려는 성향을 함께 갖고 있다. 일반 20대보다 취업을 서두르는 경향을 보였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보다는 쉽고 빠르게 취직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다. 좋아하는 분야가 있더라도 생계유지나 취업 준비에 대한 부담감으로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미술 큐레이터가 꿈이라고 밝힌 아동도 "학교를 졸업하고 자립하면 모든 게 0부터 시작이라 보수가 더 많은 곳에 취업해야 할 것 같다"며 생계를 위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해야만 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 "자립 후엔 사랑을 이루고 재밌게 살고 싶다"

보호종료 20대는 일반 20대와 달리 '성취'에 대한 중요도가 낮았다. 목표를 계획하고 성취하는 것에 대한 주변의 기대나 경험이 부족하고, 노력을 해도 성공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자기 자신을 파악하고, 탐색하는 활동의 종류나 삶의 만족도(5.61점)도 일반 20대(6.36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사랑'이나 '재미'의 가치 중요도도 일반 20대보다 낮았다. 이는 보호종료 20대가 사랑, 재미 등을 중요치 않게 생각한다기보다 자립, 자유를 더 우선적으로 고려해 사랑과 재미가 있는 삶은 자립 이후 미래에 추구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 보호종료 20대, 한정적 문화여가 생활 즐겨... 다채로운 프로그램 지원 필요

보호종료 20대는 행복한 삶의 조건 1·2순위로 '경제적 안정'과 '삶의 목표와 꿈'을 꼽았다. 이들에게는 자립 수당이나 자립 정착금의 경제적 지원 외에도 스스로를 파악하여 다양한 진로를 고민해보고, 꿈이나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자립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순수한 즐거움이나 내면의 치유, 안정감을 높일 수 있는 문화 활동, 여가 지원에 대한 필요성도 이들의 삶을 단순히 빠른 자립이 아닌 행복한 자립으로 이끌 수 있는 열쇠로 보인다.

실제로 보호종료 20대는 자기 스스로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하는 부담감에 여가 시간에도 다양한 경험보다 단순 휴식이나, 전공이나 진로에 관련된 취미 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어른이 되어 가장 활발한 여행을 즐기는 일반 20대보다 국/내외 여행 빈도도 낮았다. 여느 20대와 같이 보호종료 20대에게도 자립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운 기자 kimty@global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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