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5 10:00  |  미래·창의·글로벌

[학교폭력①] 갈등은 또 다른 배움의 기회..."사회적 기술 습득해야"

[글로벌A 김태운 기자] 우리나라에서 학교폭력 문제는 1990년대 중반 피해 학생의 자살 사건으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2000년대에도 잇따라 학생들이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폭법')을 제정하고, ‘학교폭력실태조사’를 도입함으로써 지속해서 상황을 확인하고 대처하도록 대책을 강화했다.

이러한 사회적 관심 속에 실태조사 시행연도 이후 학교폭력 피해율의 감소를 이루어냈지만 최근 드러나는 학교폭력의 양상은 다시 점점 잔인해지고 있다. 그간 감소추세를 보이던 학교폭력 피해 비율도 지난 2년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 ‘여중생’ 사건이라 떠오르며 국민의 주목을 받았던 집단폭력도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의 비율이 10명 중 3명꼴로 여전히 학교에서 일상적 으로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학교폭력 사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를 개별 학교에서 개최하였다.

자치위원회의 역할은 사안 관련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 위원이 참여하여 사안을 심의하고, 피해 학생에겐 보호조치를 가해 학생에겐 징계 처분을 내리는 것이었다.

자치위원회 심의건수는 해마다 계속해서 증가했고 2017년을 기점 으로 연간 약 3만 건을 넘어섰다. 자치위원회 자체뿐만 아니라 재심, 행정 심판과 같은 분쟁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학교는 이에 따라 행정적 부담에 시달리거나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라는 시장이 새로 만들어질 만큼 과열된 양상 속에서 법적 갈등의 위험을 안아야 하기도 했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올해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기존에 학교에서 개최하던 자치위원회를 지역교육청으로 이관했다"며 "교과와 연계한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소년법 적용 수준의 학교폭력을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치위원회를 이제는 학교에서 개최하지 않는 대신 ‘학교장 자체해결제’를 활성화하며 이와 함께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나 교사들의 인지는 미미한 실정이다.

그동안 주로 교과교육 밖에서 존재하던 예방 교육을 교과안으로 끌어오려는 노력과 범죄 양상을 띠는 사안도 학교폭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해결하던 관습을 철폐하고자 하는 모습은 분명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학교폭력 해결절차를 생각해 볼 때이다. 그간 학교폭력을 엄중히 다뤄 발생 자체를 막는 데 초점을 두었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잔인하고 끔찍한 학교폭력 사건은 분명 발생 자체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학교나 사회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최선의 예방도 100%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따돌림, 다툼 등학생들 간의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회복과 해결에 초점을 맞추어 대처하는 방식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통해 최악의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학교가 개입하여 막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학생들이 학교에서 겪는 갈등을 또 다른 배움의 기회로 보고, 회복적 조정을 통해 해결로 이끌어내는 이 프로그램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조정을 통해 학생들은 대부분의 사안을 성인의 개입 없이 합의점을 찾아 나가며 사회적 기술을 습득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누구도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지 않고, 처벌이 뒤따르지 않는 환경 속에 학생들이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을 고민할 시점이다.

김태운 기자 kimty@global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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