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6 00:10  |  미래·창의·글로벌

[심층진단④] 원격수업, 학생 사각지대 늘어난다

"장애인 등 교육약자 지원 늘려야"

[글로벌A 최다예 기자] 갑작스럽게 단행된 원격수업이 학교 교육의 중단 사태를 간신히 막았다. 그러나 원격수업 동안 취약계층 학생과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 등 교육약자가 처한 환경은 가뭄 속에 바닥을 드러낸 논처럼 노출되었다.

그동안 정상적인 상황에서 필요한 최소 한의 교육적 지원은 교육약자에게 제공되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경험해 본 적이 없고 약자가 더 힘들어진 상황에서의 지원은 기존보다 커야 한다.

무선 인터넷망이 없는 취약계층 가정의 원격수업 데이터 비용 지원, 태블릿 PC 등장비의 지원, 디지털 문해력이 낮은 가정을 위한 기술적 지원 등 그동안 다 살피지 못했던 원격교육 인프라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20년 1학기 온라인 개학 당시 정부는 집에 원격수업 장비가 없는 학생들에게 스마트 기기를 대여했다. 당시 1차 조사 결과, 전국에서 22만 3천여 명의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스마트폰을 보유한 학생은 스마트 기기 대여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원격수업을 받는 것은 무리가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임시방편 마련이 급했던 지난 상황과는 달리 앞으로는 각 학생이 적절한 수단으로 원격교육에 참여할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당국과 정부는 각 학교마다 디지털 인프라의 편차가 상당한 현실을 고려해 무선인터넷망이 미비된 학교에는 재정적 여건을 살펴서 지원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교육 콘텐츠와 노하우가 학교들 간에 잘 공유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초중등학교는 학교마다 두기 어려운 양질의 온라인교육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전문 인력과 시설을 지역별(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 단위)로 설치하여 일선 학교에 필요한 도움을 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기초학력 미달학생의 비율이 증가세를 보이는 등 기존의 공교육으로 감당이 되지 않는 기초학력보장의 사각지대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었다.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에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현실도 이번 기회에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기초학력법 제정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첫째, 주요 도구과목의 지필고사 점수가 기초학력의 지표가 될 경우 학생의 전인적 성장이 간과될 수 있다는 ‘학력’의 정의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

둘째, 법률안이 요구하는 행정업무 등 교사의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셋째, 기초학력시험이 부활할 경우 이를 겨냥한 사교육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격수업 상황이 계속될 경우 교사들도 다음해에 학생들이 해당 학년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는 "올해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학생이 드물어 내년에 올해 내용을 다시 가르쳐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예컨대 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두 자릿수 곱셈과 나눗셈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 주 1회 등교 수업을 했던 올해는 20명 가운데 5명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초학력미달이 소수 학생이 아니라 중위권을 포함한 많은 학생에게서 광범하게 나타나는 현실은 기초학력미달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일반화하고 대응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교육계가 학력의 정의, 교사의 부담, 사교육 증대 등 그동안의 논란과 우려를 넘어 기초학력보장을 우선과제로 합의하고 배가된 노력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교육부가 원격수업의 장기화로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하여 등교 수업 이후 수석교사, 예비교사, 기간제교원 등 가용 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생 맞춤형 학습 지도를 해야한다.

기초학력 집중 지원을 담당할 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교육청과 협의할 예정이다. 앞으로 학교에서 잃어버린 시간만큼 학력을 잃어가는 학생들을 생각하여 교육인력의 지원에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한편, 감염병 확산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 아닌 경우, 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유형과 정도를 고려해 오프라인 등교나 방문교육을 지원하는 방안의 마련도 필요하다.

지역사회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팬데믹 상황에서 교육약자를 위해 학교와 가정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시민단체가 협력한다. 커뮤니티 문화가 약한 한국은 이 부분이 취약한 현실이다.

집에서 방치될 가능성이 높은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마련한 특별 돌봄 교실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일하는 부모가 자녀의 온라인 등교를 도울 수 있도록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방안(사업자 손실에 대한 공적 보전 검토)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의 특수교육 비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상기할 때 특수교육 예산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 전체 교육예산 대비 특수교육예산의 비율은 2000년 1.8%에서 2008년 3.8%까지 조금씩 증가했지만, 2009년 이후 2018년까지 4% 대에 머물러 있었다.

추가적인 특수교육 예산의 배정은 특수교육이 필요함에도 배려를 받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최다예 기자 dadahye@global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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